내 전각 63

장진주사

장진주사 한 잔 먹세그려, 또 한 잔 먹세그려 꽃 꺾어 세어가며 끝없이 한없이 먹세그려 이 몸 죽은 뒤에 지게 위에 거적 덮어 졸라매어 메고 가나 비단 장식한 상여에 많은 이 울며 따르거나 억새, 속새, 떡갈나무, 백양나무 숲에 가기만 하면 누런 해, 흰 달, 가랑비, 굵은 눈, 회오리 바람 불 때, 누가 한 잔 먹자고 하겠는가? 하물며 무덤 위에 잔나비 휘파람 불 때 뉘우친들 무엇하리. 원문 22년전 그러니까 2000년도에 발표한 정 철선생의 장진주사를 꺼집어 내어보았다. 당시 한글 전각은 몇 명 정도 발표하지않은 시절이었다. 그 때는 40대로 한참 한문 전각에 몰두하며 공부할 때였다. 지금은 한글반야심경도 발표한 후였고 해서 들여다보니 아주 촌스러웠다. 그래서 전체를 조금 보각한 후 올려둔다. 제목을..

내 전각 2022.09.12

최치원 선생시 전각 시리즈 8

전각 시리즈 8은 고운 최치원선생시 추야우중을 골랐다. 최치원은 신라 사람으로 당대의 문장가였다. 천재 소리 듣는 사람이었지만 본인 맘처럼 세상이 돌아가지 않았나보다. 당나라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외로움과 어지러운 고국에서 대접받지 못하는 울분으로 결국 가야산에 칩거했다. 秋夜雨中 고운 최치원 孤雲 崔致遠 秋風惟苦吟 가을 바람에 오직 괴로운 마음으로 시를 읊으니 世路少知音 세상에 나의 시를 아는 사람이 적구나. 窓外三更雨 창밖에는 밤 깊도록 비가 내리는데 燈前萬里心 등불 앞에서 만리 밖으로 마음 향하네.

내 전각 2022.08.13

을지문덕장군시乙支文德將軍詩 전각시리즈 7

이번 전각시리즈 7은 을지문덕장군시를 선정하였다. 5언절구로 4과를 새겨 올린다. 여수장우중문시與隋將于仲文詩 - 을지문덕乙支文德 神策究天文 그대의 신기한 책략은 하늘의 이치를 다했고 妙算窮地理 오묘한 계산은 땅의 이치를 꿰뚫었도다. 戰勝功旣高 그대 전쟁에 이겨 이미 공이 높으니 知足願云止 만족함을 알고 그만두기를 바라노라. 영양왕 23년(612)에 수나라는 30만의 군사로 고구려의 평양성을 공격하였다. 이에 을지문덕은 압록강에서 대치하고 있다가, 거짓으로 항복하여 적군의 허실을 정탐한 뒤 적진에서 탈출하였다. 적군이 추격하자, 을지문덕은 하루에 일곱 번 싸워 일곱 번 패하는 유도 작전으로, 적의 군사력을 소모시키면서 적을 평양성 30리 밖까지 유인하였다. 이때 수나라 장수 우중문에게 조롱하는 내용을 담은..

내 전각 2022.07.07

박 은선생시朴 誾先生詩 전각 시리즈 6

한국 한시 전각 시리즈 6은 읍취헌挹翠軒 박 은朴 誾선생의 이오궤견용재를 선정했다. 이오궤견용재以烏机遣容齋 朴誾(박은, 1479~1504) 容齋寥落無長物 용재의 집 낡고 변변한 가재 없어도 唯有平生萬卷書 단지 평생 읽어 온 책 만 권은 있어 獨倚烏皮對聖賢 홀로 이 책상에 기대어 성현을 만나리니 晩風晴日鳥聲餘 개 인 날 저녁 바람에 새소리 넉넉하리라 3.1 x 3.1 x 5.6 cm 2.1 x 2.1 x 7.8 cm 7언절구로 8과를 새기다.

내 전각 2022.06.16

박 은선생시 이오궤견용재 시리즈5

한국한시 전각 시리즈5는 박 은선생시 이오궤견용재를 골랐다. 以烏机遣容齎 朴 誾 (박 은, 1479~1504) 容齋寥落無長物 용재의 집 낡고 변변한 가재 없어도 唯有平生萬卷書 단지 평생 읽어 온 책 만 권은 있어 獨倚烏皮對聖賢 홀로 이 책상에 기대어 성현을 만나리니 晩風晴日鳥聲餘 개 인 날 저녁 바람에 새소리 넉넉하리라 3.1 x 3.1 x 5.7 cm 2.3 x 2.3 x 8.0 cm 전각의 세계가 갈수록 재미있다. 한 글자 한 글자씩 씹고 뜯고 어떨 때는 한 글자를 몇 일씩이나 씹고 뜯는다. 그러다보니 이번에는 작품을 완성하는데 더 오래 걸린것 같다.

내 전각 2022.04.30

진묵대사震黙大師 전각 시리즈 5

우리나라 한시 전각시리즈 다섯 번째는 진묵선사시로 정했다. 대취음大醉吟 震黙大師 , 浮雪居士 天衾地席 山爲枕 하늘은 이부자리요 땅은 멍석이요 산은 벼개라 月燭雲屛 海酌樽 달은 촛불이요 구름은 병풍이며 바다는 술잔이라 大醉居然 仍起舞 거나하게취해 춤을 추어볼까 하나 却嫌長袖 掛崑崙 장삼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두려워 염려 되네 3 x 3 x 6.2 cm 2.4 x 2.4 x 7.2 cm 2 x 2 x 8 cm 한국 한시 전각시리즈 네 번째 진묵대사시를 8개의 돌에 새기고 탈고 했다. 하면 할수록 전각세계의 끝없는 학문적 예술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 같아 재밌다.

내 전각 2022.03.12

채련곡菜蓮曲 전각 시리즈 2

두 번째로 허난설헌의 채련곡을 전각 시리즈 2로 선정했다 채련곡(采蓮曲) 허난설헌(許蘭雪軒, 1563~1589) 秋淨長湖碧玉流 해맑은 가을 호수 옥처럼 새파란데 荷花沈處繫蘭舟 연꽃 우거진 곳에 난주배를 매었네. 逢郞隔水投蓮子 물 건너 님을 만나 연밥 따서 주고는 遙被人知半日羞 혹시나 남이 봤을까 반나절이 부끄러웠죠 새로운 각도로 전각을 연구하는 마음으로 새롭게 새겨보았지만 뜻과 같지 않다. 7언절구를 4~3자로 8과를 새긴다.

내 전각 2022.02.05

석정전다石鼎煎茶 전각 시리즈 4

2021년 부터 우리나라의 유명한 시를 전각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포은 정몽주선생의 춘흥을 선정하여 5언절구로 4과를 새겼다. 두 번째는 허난설헌의 채련곡 7언절구로 8과 세 번째는 정관선사의 상보은태수 7언절구로 8과를 새겼다. 이번에는 포은 정몽주선생의 석정전다를 전각시리즈 4로 선정하여 작업을 끝내고 올려둔다. 석정전다石鼎煎茶 / 돌솥에 차를 달이며 정몽주鄭夢周 報國無效老書生 나라의 은혜에 보답하지 못한 늙은 서생이 喫茶成癖無世情 차 마시는 버릇이 들어 세상일은 잊었다네 幽齋獨臥風雪夜 눈보라 치는 밤 적막한 서재에 홀로 누워 愛聽石鼎松風聲 돌솥의 솔바람 소리 즐겨 듣고 있다네.

내 전각 2022.0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