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의사

국제신문 기사

공수레 2018. 12. 14. 15:48

안중근 의사 여동생 안성녀 묘 40년 만에 정비

남구, 방치됐던 묘지 비석 작업

 국제신문 기사 퍼옴
안중근 의사의 동생인 고(故) 안성녀(1881~1954) 여사의 묘지가 방치되다시피 한 지 40년 만에 정비됐다.

   

 

정비된 안성녀 여사의 묘 

 

         17일 오전 부산 남구 용호동 천주교 묘지. 뙤약볕 아래 안내표지도 없는 산비탈을 10분가량 올라갔을 때 무덤 한 기가 나타났다. '안성녀(루시아)의 묘'라고 적힌 이곳에는 독립투사 안중근 의사의 여동생 안성녀 여사가 잠들어 있다. "처음 무덤을 옮길 땐 빈 곳이 없어 이 자리도 겨우 얻었습니다. 할머니의 묘는 40년 넘게 이곳을 지키고 있네요."

본지 취재진과 함께 무덤 앞에 도착한 안성녀 여사의 장손 권혁우(71) 씨가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안중근 의사 여동생의 무덤은 왜 사람이 찾기도 어려운 산비탈에 자리한 것일까.

안중근 의사는 1909년 이토 히로부미 저격 후 일제의 조사에서 여동생을 보호하려고 안 여사의 존재를 철저히 숨겼다. 안 여사에 대한 역사적 기록도 찾아보기 어렵다. 권 씨는 "할머니는 중국에서 독립 군복을 만드는 등 독립운동을 하셨다. 해방 후 서울로 들어왔다가, 6·25전쟁 때 가족이 함께 부산으로 피난 왔다"고 말했다. 안 여사가 영도구 자택에서 숨을 거둔 1954년 첫 무덤은 청학동에 마련됐다. 묫자리는 1974년 부산체고가 들어서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이 같은 사실은 본지 보도(2005년 8월 1일 자 4면 보도)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남구는 시멘트 묘비 대신 오석으로 된 비석과 상석을 세우는 작업을 지난 15일 완료했다. 무덤 인근의 나무와 풀도 제거했다. 이는 지역 보훈 단체장이 된 권 씨가 지난 6월 남구에 건의하면서 이뤄졌다.

하지만 안 여사에 대한 독립유공자 서훈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안 여사의 독립운동 행적 기록이 전혀 없어 서훈이 어렵다는 것이 국가보훈처의 설명이다. 권 씨는 "할머니는 중국에서 고국의 해방 소식을 접했지만 사실인지 판단이 어려웠고, 독립운동과 관련된 물건이 발각되면 죽임을 당할까 봐 아무것도 가져올 수 없었다"며 "백방으로 수소문했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 증거를 찾기는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