茶歌 - 盧仝(노동)

공수레 2021. 5. 24. 14:25

茶歌(다가)盧仝(노동)

 

 <謝孟諫議簡惠茶(사맹간의간혜차)>

 

간의대부(諫議大夫) 맹간(孟諫)이 차를 보내준 것에 사례한 것이다.

 

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 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견간의면),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聞道新年入山裏(문도신년입산리),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다),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불감선개화).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불사).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 紗帽籠頭自煎喫(사모롱두자전끽).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

 

 해가 한 발이나 높도록 잠이 바로 깊었는데

 

군장(軍將)이 문 두드려 주공(周公)의 꿈 놀라 깨게 하였네.

 

 

입으로 전하기를 간의대부(諫議大夫)가 서신 보내었다 하니

 

흰 비단에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 찍었구나.

 

 

봉함(封緘) 열자 완연히 간의대부(諫議大夫)의 얼굴 보는 듯하니

 

첫번째로 월단(月團) 삼백 편 보았노라.

 

 

들으니 새해의 기운 산속에 들어와

 

땅속에 숨어 있던 벌레 놀라 움직이고 봄바람 일으킨다네.

 

 천자(天子)는 모름지기 양선(陽羨)의 차 맛보셨을 것이니

 

온갖 풀들 감히 차보다 먼저 꽃 피우지 못했으리라.

 

 

온화한 바람에 살며시 진주같은 꽃봉오리 맺히니

 

봄에 앞서 황금같은 싹 돋아났으리라.

 

 

신선한 싹 따서 향기롭게 볶아 곧바로 싸서 봉함(封緘)하니

 

지극히 정()하고 지극히 좋으면서도 사치하지 않다오.

 

 

지존(至尊)께서 드신 나머지는 왕공(王公)에게나 적합한데

 

어인 일로 곧 산인(山人)의 집에 이르렀나.

 

 

사립문 다시 닫아 세속의 손님 없으니

 

사모(紗帽)로 머리 감싸고는 스스로 차 끓여 마신다오.

 

 

푸른 구름 같은 차 연기 바람을 끌어 끊임없이 불어대고

 

흰 꽃 같은 차 거품 빛이 떠 찻잔 표면에 엉겨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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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 論語孔子가 말씀하기를 내 다시는 꿈에 주공을 뵙지 못하였다.” 하였다. () : 두드릴 구

 

丈五(장오) : 五丈 또는 15이라 한다.

 

月團(월단) : 둥근 달 모양으로 떡처럼 만든 차()를 말한다.

 

陽羨茶(양선차) : 양선(陽羨)에서 생산되는 차로, 양선(陽羨)은 상주부(常州府) 선흥현(宜興縣) 동남쪽에 있는데 좋은 차의 명산지로 알려져 있다.

 

紗帽(사모) : 깁으로 짠 모자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 二碗破孤悶(이완파고인)

 

三碗搜枯腸(삼완수고장),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

 

七碗喫不得也(칠완끽부득야), 唯覺兩腋習習淸風生(유각양액습습청풍생).

 

 첫째 잔은 목과 입술 적시고

 

둘째 잔은 외로운 고민 달래고

 

셋째 잔은 마른 창자 헤쳐주니 오직 뱃속에는 문자 오천 권이 있을 뿐이라오.

 

넷째 잔은 가벼운 땀을 내니 평생에 불평스러운 일 모두 땀구멍 향해 흩어지게 하네.

 

다섯째 잔은 살과 뼈대(肌骨)를 깨끗하게 하고

 

여섯째 잔은 신령(神靈)을 통하게 하며

 

일곱째 잔은 마실 것도 없이 겨드랑이에 날개 돋아 습습히 청풍이 읾을 느끼네.

 

 習習(습습) : 사늘한 바람이 가볍고 보드랍게 잇달아 붊

 

 

 蓬萊山(봉래산), 在何處(재하처)? 玉川子乘此淸風欲歸去(옥천자승차풍욕귀거).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地位淸高隔風雨(지위청고격풍우).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봉래산(蓬萊山)은 어느 곳에 있는가?

 

옥천자(玉川子)는 이 청풍(淸風) 타고 돌아가고 싶다오.

 

산 위의 여러 신선들 하토(下土) 맡았으나

 

지위가 청고(淸高)하여 풍진(風塵) 세상과 막혔네.

 

어찌 알겠는가 백만억조의 창생(蒼生)

 

운명이 높은 벼랑에 떨어져 고통 받음을.

 

곧 간의대부(諫議大夫)에게 창생을 묻노니

 

필경에는 마땅히 소생(蘇生)함을 얻겠는가.

 

 玉川子(옥천자) : 작자인 노동(盧仝)의 호()이다.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 은 전설에 神仙이 살고 있다는 三神山의 하나인 봉래산(蓬萊山)을 가리키고 下土는 인간세(人間世)를 가리킨 것이다.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 도두(到頭)는 끝내, 또는 결국의 뜻이며 합득(合得)은 당득(當得)과 같은 말로, 이덕홍(李德弘)艮齋集續集 4권에 도두(到頭)는 지면(地面)지위(地位)의 뜻이니, 결국에 이르러서는 마땅히 창생들을 소생하게 하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하였고, 金隆勿巖集에는 도두(到頭)는 본래 중국말인데, 정확한 뜻은 자세하지 않다. 대개 그 지두(地頭)에 이르렀음 말한 것이니, 지두는 지면(地面)지위(地位)와 같은 뜻이다. 合當과 같으니 결국에 이르러서는 마땅히 창생들을 소생하게 하겠느냐고 말한 것이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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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詩林廣記(시림광기)전집(前集) 8권에 실려 있는 바, 제목이붓을 놀려 맹간의(孟諫議)가 새 차를 보내준 것에 사례하다[走筆謝孟諫議寄新茶]로 되어 있다. 맹간의는 萬姓統譜(만성통보)맹간(孟簡)은 자()가 기도(幾道)이니 평창(平昌) 사람이다. 시를 잘 하였고 節義를 숭상하였다. 宏辭科에 합격하였고 연이어 승진하여 諫議大夫에 이르렀다.新唐書列傳 85권에 이 있다.” 하였다. 이 시와 范希文(范仲淹)鬪茶歌는 모두 훌륭한 작품으로 거의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데, 다만 노동은 至尊께서 드신 나머지는 王公에게나 적합한데, 어인 일로 곧 山人의 집에 이르렀나.[至尊之餘合王公 何事便到山人家]” 하였고, 범희문은 북원의 천자에게 장차 바치려 하면서 숲속의 영웅호걸들 먼저 아름다움을 다투네.[北苑將期獻天子 林下雄豪先鬪美]”라고 하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盧仝 茶歌  日髙丈五睡正濃軍將扣門驚周公口?諌議送書信白絹斜封三道印開緘宛見諌議面手閱月團三百片聞道新年入山裏蟄蟲驚動春風起天子未嘗陽羡茶百草不敢先開花仁風暗結珠蓓蕾先春抽出黄金芽摘鮮焙芳旋封裹至精至好且不奢至尊之餘合王公何事便到山人家柴門反闗無俗客紗㡌籠頭自煎吃碧雲引風吹不斷白花浮光凝椀面一椀喉吻潤二椀破孤悶三椀捜枯腸惟有文字五千卷四椀發輕汗平生不平事盡向毛孔散五椀肌骨清六椀通仙靈七椀吃不得也唯覺兩腋習習清風生

 

日高丈五睡正浓军将打门惊周公

口云谏议送书信白绢斜封三道印

开缄宛见谏议面手阅月团三百片

闻道新年入山里蛰虫惊动春风起

天子须尝阳羡茶百草不敢先开花

仁风暗结珠蓓蕾先春抽出黄金芽

摘鲜焙芳旋封裹至精至好且不奢

至尊之余合王公何事便到山人家

柴门反关无俗客纱帽笼头自煎吃

碧云引风吹不断白花浮光凝碗面

一碗喉吻润二碗破孤闷

三碗搜枯肠惟有文字五千卷

四碗发轻汗平生不平事尽向毛孔散

五碗肌骨清六碗通仙灵

七碗吃不得也唯觉两腋习习清风生

蓬莱山在何处玉川子乘此清风欲归去

山上群仙司下土地位清高隔风雨

安得知百万亿苍生命堕在颠崖受辛苦

便为谏议问苍生到头还得苏息否

 

 

茶歌七碗茶盧仝(노동)

 

日高丈五睡正濃(일고장오수정농), 軍將扣門驚周公(군장구문경주공).

 

口傳諫議送書信(구전간의송서신), 白絹斜封三道印(백견사봉삼도인).

 

開緘宛見諫議面(개함완견간의면), 首閱月團三百片(수열월단삼백편).

 

聞道新年入山裏(문도신년입산리), 蟄蟲驚動春風起(칩충경동춘풍기).

 

天子須嘗陽羨茶(천자수상양선다), 百草不敢先開花(백초불감선개화).

 

仁風暗結珠蓓蕾(인풍암결주배뢰), 先春抽出黃金芽(선춘추출황금아).

 

摘鮮焙芳旋封裹(적선배방선봉과), 至精至好且不奢(지정지호차불사).

 

至尊之餘合王公(지존지여합왕공), 何事便到山人家(하사변도산인가).

 

柴門反關無俗客(시문반관무속객), 紗帽籠頭自煎喫(사모롱두자전끽).

 

碧雲引風吹不斷(벽운인풍취부단), 白花浮光凝碗面(백화부광응완면).

 

 

一碗喉吻潤(일완후문윤), 二碗破孤悶(이완파고인)

 

三碗搜枯腸(삼완수고장), 惟有文字五千卷(유유문자오천권).

 

四碗發輕汗(사완발경한), 平生不平事(평생불평사). 盡向毛孔散(진향모공산).

 

五碗肌骨淸(오완기골청), 六碗通仙靈(육완통선령).

 

七碗喫不得也(칠완끽부득야), 唯覺兩腋習習淸風生(유각양액습습청풍생).

 

 

蓬萊山(봉래산), 在何處(재하처)? 玉川子乘此淸風欲歸去(옥천자승차풍욕귀거).

 

山上群仙司下土(산상군선사하토), 地位淸高隔風雨(지위청고격풍우).

 

安得知百萬億蒼生(안득지백만억창생), 命墮顚崖受辛苦(명타전애수신고).

 

便從諫議問蒼生(변종간의문창생), 到頭合得蘇息否(도두합득소식부).

 

해가 한 발이나 높도록 잠이 바로 깊었는데

 

군장(軍將)이 문 두드려 주공(周公)의 꿈 놀라 깨게 하였네.

 

입으로 전하기를 간의대부(諫議大夫)가 서신 보내었다 하니

 

흰 비단에 비스듬히 봉하고 세 개의 도장 찍었구나.

 

봉함(封緘) 열자 완연히 간의대부(諫議大夫)의 얼굴 보는 듯하니

 

첫번째로 월단(月團) 삼백 편 보았노라.

 

들으니 새해의 기운 산속에 들어와

 

땅속에 숨어 있던 벌레 놀라 움직이고 봄바람 일으킨다네.

 

천자(天子)는 모름지기 양선(陽羨)의 차 맛보셨을 것이니

 

온갖 풀들 감히 차보다 먼저 꽃 피우지 못했으리라.

 

온화한 바람에 살며시 진주같은 꽃봉오리 맺히니

 

봄에 앞서 황금같은 싹 돋아났으리라.

 

신선한 싹 따서 향기롭게 볶아 곧바로 싸서 봉함(封緘)하니

 

지극히 정()하고 지극히 좋으면서도 사치하지 않다오.

 

지존(至尊)께서 드신 나머지는 왕공(王公)에게나 적합한데

 

어인 일로 곧 산인(山人)의 집에 이르렀나.

 

사립문 다시 닫아 세속의 손님 없으니

 

사모(紗帽)로 머리 감싸고는 스스로 차 끓여 마신다오.

 

푸른 구름 같은 차 연기 바람을 끌어 끊임없이 불어대고

 

흰 꽃 같은 차 거품 빛이 떠 찻잔 표면에 엉겨 있네.

 

 

첫째 잔은 목과 입술 적시고

 

둘째 잔은 외로운 고민 달래고

 

셋째 잔은 마른 창자 헤쳐주니 오직 뱃속에는 문자 오천 권이 있을 뿐이라오.

 

넷째 잔은 가벼운 땀을 내니 평생에 불평스러운 일 모두 땀구멍 향해 흩어지게 하네.

 

다섯째 잔은 기골(肌骨)을 깨끗하게 하고

 

여섯째 잔은 신령(神靈)을 통하게 하며

 

일곱째 잔은 마실 것도 없이 겨드랑이에 날개 돋아 습습히 청풍이 읾을 느끼네.

 

 

봉래산(蓬萊山)은 어느 곳에 있는가?

 

옥천자(玉川子)는 이 청풍(淸風) 타고 돌아가고 싶다오.

 

산 위의 여러 신선들 하토(下土) 맡았으나

 

지위가 청고(淸高)하여 풍진(風塵) 세상과 막혔네.

 

어찌 알겠는가 백만억조의 창생(蒼生)

 

운명이 높은 벼랑에 떨어져 고통 받음을.

 

곧 간의대부(諫議大夫)에게 창생을 묻노니

 

필경에는 마땅히 소생(蘇生)함을 얻겠는가.